다음 중 갈등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3점)
[2-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아유, 오늘 더럽게 장사 안 된다.”
××상회 주인은 누런 이빨 안쪽을 드러내고 크게 하품을 한다. 돈을 빨리 안 주는 변명 같기도 하고, ‘이놈아, 하루 종일 기다려 봐라. 누가 돈을 호락호락 내줄 줄 아니.’하는 공갈 같기도 하다.
그러나 수남이는 들은 척도 안 하고 버티고 서 있다.
저런 말에 넘어가 호락호락 물러가면 주인 영감님에게 야단맞는 것도 맞는 거려니와, 앞으로 열 번도 넘게 헛걸음을 해야 겨우 물건 값을 받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목돈이 아니라 그때그때 오백 원, 천 원씩 푼돈으로 나눠 받으면서 말이다.
이럴 때 수남이는 이 세상에 장사꾼처럼 징그러운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나서 한숨이 절로 난다. 그러면서도 자기도 어느 틈에 장사꾼다운 징그러운 수를 쓰고 만다.
“오늘 물건 대금은 꼭 결제해 주셔야 돼요. 은행 막을 돈이란 말예요.”
(나) 드디어 바람이 몰고 온 흙먼지 홑이불이 집어삼킬 듯이 수남이의 조그만 몸뚱이를 덮친다. 수남이는 눈을 꼭 감고 숨을 죽인다. 바람이 지나간 후 수남이는 눈을 뜨고 침을 탁 뱉는다. 입속에 모래가 들어와 깔깔하고 목구멍이 따갑고 아프다. 다시 자전거 쪽으로 걷는다. 조금 전만 해도 서 있던 자전거가 누워 있다. 그래도 날아가진 않았으니 다행이다.
자전거뿐 아니라 골목의 모든 것이 다 제자리에 그대로 있다. 수남이는 그것이 신기하다. 누워 있는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고 날렵하게 올라타 막 페달을 밟으려는데, 어디선지 고함 소리가 천둥처럼 들린다.
“이놈아, 어딜 도망가는 거야! 게 서라. 꼼짝 말고.”
뒷덜미를 사납게 붙들린다.
깜짝 놀라 돌아다보니 점잖고 깨끗한 신사다. 이런 신사가 자기에게 어떤 볼일이 있다는 것인지, 수남이는 짐작을 할 수 없다. 게다가 신사는 몹시 화가 나 있다. 신사를 화나게 할 일을 자기가 저질렀다고는 더구나 생각할 수 없다.
(다) “인마, 네놈 자전거가 쓰러지면서 내 차를 들이받았단 말이야. 이런 고급 차를 말이야. 이런 미련한 놈, 왜 눈은 째려, 째리긴! 그러니 내 차에 흠이 안 나고 배겼겠냐. 내 차는 인마, 여자들 손톱만 살짝 닿아도 생채기가 나는 고급 차야 인마, 알아?”
그러고는 거울처럼 티 하나 없이 번들대는 차를 면밀히 훑어보더니 환성을 질렀다.
“그러면 그렇지.”
아마 자전거가 부딪쳐 긁힌 생채기를 찾아낸 모양이다.
(라) “울긴, 인마. 너 한 달에 얼마나 버냐?”
신사의 목청이 다분히 누그러지며 목소리에 연민이 담긴 것을 수남이는 재빨리 알아차린다. 그러자 흑흑 소리까지 내며 운다.
“울긴 짜식, 할 수 없다. 너나 나나 오늘 재수 옴 붙은 걸로 치고 반반씩 손해 보자. 오천 원만 내.” (중략)
“아저씨,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아저씨이…….”
제법 또렷한 소리로 용서를 빈다.
“용서라니. 이만큼 했으면 됐지, 어떻게 더 용서를 해.”
“아저씨, 그러시지 말고 한 번만 봐주세요. 네, 아저씨?”
(마) 운전사는 금방 커다란 자물쇠를 하나 사 가지고 왔다. 신사는 다시 네놈은 쳐다보기도 싫다는 듯이 수남이를 전혀 상대하지 않고 묵묵히 자전거 바퀴에다 자물쇠를 채우고, 눈앞에 서 있는 빌딩을 가리켰다.
“나 저기 306호실에 있으니까 돈 오천 원 갖고 와. 그러면 열쇠 내줄 테니.”
그러고는 수남이를 힐끗 흘겨보고 유유히 빌딩 속으로 사라져 갔다.
(바) 그때였다. 누군가가 나직이 속삭였다.
“도망쳐라, 도망쳐. 그까짓 자전거 들고 도망치라고.”
그것은 악마의 속삭임처럼 은밀하고 감미로웠다. 수남이의 가슴은 크게 뛰었다. 이번에는 좀 더 점잖고 어른스러운 소리가 나섰다.
“그래라, 그래. 그까짓 거 들고 도망가렴. 뒷일은 우리가 감당할게.”
그러자 모든 구경꾼이 수남이의 편이 되어 와글와글 외쳐 댔다.
“도망가라. 어서 자전거를 번쩍 들고 도망가라, 도망가라.”
수남이는 자기편이 되어 준 이 많은 사람을 도저히 배반할 수 없었다. 이상한 용기가 솟았다.
수남이는 자전거를 가볍게 옆구리에 끼고 달렸다.
위와 같은 글의 특성으로 알맞은 것은? (3점)
<보기>를 참고하여 (가)에 드러난 갈등의 양상을 <조건>에 맞게 서술하시오. (4점)
<보기>
갈등의 종류에는 내적 갈등과 외적 갈등이 있다. 내적 갈등은 한 인물의 마음속에서 두 가지 이상의 심리가 서로 대립하는 상태이다. 반면 외적 갈등은 인물과 인물의 갈등, 인물과 사회의 갈등, 인물과 운명의 갈등 등 한 인물과 그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서로 대립하는 상태를 말한다.
<조건>
1. 갈등의 원인을 제시할 것
2. 보기를 참고하여 갈등의 유형을 제시할 것
(나)~(마)에 대한 내용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3점)
수남이가 신사와의 갈등을 해결한 방법을 쓰시오.
(4점)
다음 중 갈등의 역할로 알맞지 않은 것은? (3점)
[7-12]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그 어느 해보다도 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내년 봄이 아니라 올봄이 온 것이다. 달력에는 이미 벚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그런데도 그 어느 해보다도 길었던 겨울은 아직도 뭐가 부족했던지 화창한 봄날에 끼어들어 심술을 부렸다. 별안간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 바람까지 세차게 몰아쳤다.
낮 동안 가게 앞에 A 자로 세워 놓은 판자 간판이 요란한 소리를 내고 나자빠지는가 하면, 가게 양철 지붕은 얇은 헝겊처럼 곧 뒤집힐 듯이 쇳소리를 내며 찰랑대고, 골목 위 공중을 가로지른 전화 줄에서는 온종일 귀신의 휘파람 같은 이상한 소리가 났다.
(나) 전선을 도매하는 집 아크릴 간판이 다 마른 빨래처럼 펄럭이더니, 곧장 땅으로 떨어지면서 때마침 지나가던 아가씨의 머리에 부딪혔다. 피가 아가씨의 하얀 볼을 타고 흘러 흰 스웨터에 선명한 붉은 반점을 줄줄이 그렸다. 피를 본 다 큰 아가씨가 어린애처럼 앙앙 울어 댔다.
가게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왔으나, 아가씨를 부축해 병원으로 달려간 사람은 ㉠ 바람에 간판을 날린 전선 도매집 주인 아저씨였다. 사람들은 모두 치료비를 톡톡히 부담해야 할 그 아저씨를 동정했다.
(다) ㉡ 바람 부는 서울의 뒷골목은 흉흉하고 을씨년스러웠다.
먼지는 물론 온갖 잡동사니들이 다 날아들어 가게 앞에 쓰레기 무더기를 만들었다. 쓸어도 쓸어도 당해 낼 도리가 없었다. (중략)
“이놈의 ㉢ 바람, 무슨 끝장을 보려고 온종일 이 지랄이야.”
아마 전선 가게 아저씨가 치러야 했던 치료비 손해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동정 삼아 그렇게 화를 내는 눈치다. 하긴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서울 사람들에게는 ㉣ 바람이 손톱만큼도 반가울 리가 없겠다. 바람의 의미를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 한없이 날아오는 먼지, 쓰레기, 그것밖에 모르니까.
(라) 가게 문을 닫고 주인댁에서 날라 온 저녁밥을 먹고 나면 비로소 수남이 혼자만의 시간이다. 꿀 같은 시간이었다. 책을 펴 놓고 영어 단어를 찾고, 수학 문제를 풀어 보고, 턱을 괴고 소년답게 감미로운 공상에 잠길 수 있는 그런 시간이었다.
그러나 오늘 수남이는 그게 되지를 않았다. 책을 집어던졌다.
낮에 내가 한 짓은 옳은 짓이었을까?
옳을 것도 없지만 나쁠 것은 또 뭔가. 자가용까지 있는 처지에 나 같은 어린아이에게 오천 원을 우려내려고 그렇게 심하게 굴던 신사를 그 정도 골려 준 것이 뭐가 나쁜가? 그런데도 왜 무섭고 떨렸던가. 그때의 내 꼴이 어땠으면, 주인 영감님까지 “네놈 꼴이 꼭 도둑놈 꼴이다.”라고 하였을까.
그럼 내가 한 짓은 도둑질이었단 말인가.
그리고 나는 도둑질을 하면서 그렇게 기쁨을 느꼈더란 말인가.
(마) 소년은 아버지가 그리웠다. 도덕적으로 자기를 견제해 줄 어른이 그리웠다.
주인 영감님은 자기가 한 짓을 나무라기는커녕 손해 안 난 것만 좋아서 “오늘 너 운 텄다.”며 좋아하지 않았던가.
수남이는 짐을 꾸렸다.
‘아아, 내일도 ㉤ 바람이 불었으면. 바람이 물결치는 보리밭을 보았으면…….’
마침내 결심을 굳힌 수남이의 얼굴은 누런 똥빛이 말끔히 가시고, 소년다운 청순함으로 빛났다.
(나)를 읽고, 가게 골목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조건>에 맞게 서술하시오. (4점)
<조건>
비교 표현을 사용하여 한 문장으로 서술할 것
다음 중 ‘바람’의 의미가 다른 하나는? (3점)
다음 중 (라)에 나타난 갈등과 유형이 다른 하나는?
이 소설에서 (마)의 구성 단계상의 특징으로 알맞은 것은? (3점)
[13-1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임시 치안대 사무소로 쓰고 있는 집 앞에 이르니, 웬 청년 하나가 포승에 꽁꽁 묶여 있다.
이 마을에서 처음 보다시피 하는 젊은이라, 가까이 가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깜짝 놀랐다. 바로 어려서 단짝 동무였던 덕재가 아니냐.
천태에서 같이 온 치안 대원에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다. 농민 동맹 부위원장을 지낸 놈인데, 지금 자기 집에 잠복해 있는 걸 붙들어 왔다는 것이다.
(나) 동구 밖을 벗어났다.
성삼이는 연거푸 담배만 피웠다. 담배 맛은 몰랐다. 그저 연기만 기껏 빨았다 내뿜곤 했다. 그러다가 문득 이 덕재 녀석도 담배 생각이 나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서 어른들 몰래 담 모퉁이에서 호박잎 담배를 나눠 피우던 생각이 났다. 그러나 오늘 이깟 놈에게 담배를 권하다니 될 말이냐.
(다) 한번은 어려서 덕재와 같이 혹부리 할아버지네 밤을 훔치러 간 일이 있었다. 성삼이가 나무에 올라갈 차례였다. 별안간 혹부리 할아버지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나무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 엉덩이에 밤송이가 찔렸다. 그러나 그냥 달렸다. 혹부리 할아버지가 못 따라올 만큼 멀리 가서야 덕재에게 엉덩이를 돌려 댔다. 밤 가시 빼내는 게 더 따끔거리고 아팠다. 절로 눈물이 찔끔거려졌다. 덕재가 불쑥 자기 밤을 한 줌 꺼내어 성삼이 호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라) 고갯길에 다다랐다. 이 고개는 해방 전전해, 성삼이가 삼팔이남 천태 부근으로 이사 가기까지 덕재와 더불어 늘 꼴 베러 넘나들던 고개다.
성삼이는 와락 저도 모를 화가 치밀어 고함을 질렀다.
“이 자식아, 그동안 사람을 몇이나 죽였냐?”
그제야 덕재가 힐끗 이쪽을 바라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거둔다.
“이 자식아, 사람 몇이나 죽였어?”
덕재가 다시 고개를 이리로 돌린다. 그러고는 성삼이를 쏘아본다. 그 눈이 점점 빛을 더해 가며 제법 수염발 잡힌 입언저리가 실룩거리더니,
“그래, 너는 사람을 그렇게 죽여 봤니?”
(마) “얘, 우리 학 사냥이나 한번 하구 가자.”
성삼이가 불쑥 이런 말을 했다.
덕재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는데,
“내 이걸루 올가밀 만들어 놀게, 너 학을 몰아오너라.”
포승줄을 풀어 쥐더니, 어느새 성삼이는 잡풀 새로 기는 걸음을 쳤다.
대번 덕재의 얼굴에서 핏기가 걷혔다. 좀 전에, 너는 총살감이라던 말이 퍼뜩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제 성삼이가 기어가는 쪽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리라.
저만치서 성삼이가 홱 고개를 돌렸다.
“어이, 왜 멍추같이 게 섰는 게야? 어서 학이나 몰아오너라!”
그제서야 덕재도 무엇을 깨달은 듯 잡풀 새를 기기 시작했다. 때마침 단정학 두세 마리가 높푸른 가을 하늘에 큰 날개를 펴고 유유히 날고 있었다.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4점)
다음 중 내적 갈등이 드러난 부분은? (3점)
(라)에 나타난 갈등 양상을 다음 <조건>에 맞게 서술하시오. (4점)
<조건>
1. 갈등의 종류를 제시하되, 무엇과 무엇의 갈등인지 구체적으로 서술할 것
2. 갈등의 원인을 시대적 배경과 함께 제시할 것
다음이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엇인가? (3점)
•우리 민족과 덕재의 자유를 상징함
•손상된 우정을 치유하는 우정 회복의 매개체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고 예전처럼 평화롭게 살아가야 한다는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소재
[17-2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S# 41 학교 운동장
느릿느릿 체조하고 있는 아이들.
㉠ 정욱, 구령을 붙이며 체조를 시키지만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다. (중략)
경숙 : 교장 선생님께서도 허락하셨어요. 오후 시간도 괜찮고, 시간 나시는 대로 저희 아이 좀 지도해 주세요. 보스턴 마라톤 1등 하실 때 저도 텔레비전에서 봤어요. 이렇게 뵙게 돼서 정말 영광이네요. (중략)
점심을 먹고 운동장으로 나온 정욱, 돌아서는데 경숙이 바로 뒤에 서 있다. 기가 찬 표정으로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정욱. 그 뒤를 경숙이 따라오고 있다.
경숙 : 일단 한번 가르쳐 보시면 애가 보통이 아닌 걸 아실 거예요. 달리기 속도 조절 훈련만 하면 풀코스 완주는 문제없다고요. 3시간 이내 완주도 가능하다고 했어요.
정욱 : ㉡ (휙 돌아서며) 저보다 마라톤에 더 훤하신 거 같은데 그냥 하시죠. 3시간 이내 완주? (피식 웃으며) 나도 자신 없는데요, 그건. 요즘 개나 소나 마라톤 한다고 설치는데 여기도 예외가 아닌가 보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걸음을 재촉하는 정욱을 잡아 세우는 경숙.
경숙 : 정상인하고 달려서도 3등 했어요. 못 할 이유가 뭐죠? 일단 애를 보시면…….
정욱 : (말을 자르며) 완전 애 잡을 엄마구만.
(나) ㉢ S#60 구민 운동장
㉣ 아직 햇볕이 따가운 운동장. 어이없는 표정으로 트랙을 내려다보고 서 있는 정욱.
죽은 듯 바닥에 쓰러져 있는 초원. 정욱이 겁먹은 표정으로 다가가 발로 툭툭 쳐 보니 숨은 아직 붙어 있는 듯하다.
초원 : (헉헉 숨을 몰아쉬며) 이제 한 바퀴 남았다.
정욱 : 뭐?
초원 : (일어서며) 한 바퀴.
벌떡 일어서서 다시 비틀비틀 뛰기 시작하는 초원.
정욱 : 저 미친놈이……. (트랙으로 빠르게 걸어가며) 야! 야! 그만 뛰어. 스톱!
정욱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헐떡거리며 계속 뛰는 초원.
정욱 : (초원 옆으로 와서) 그만 뛰라니까!
초원 : ㉤ 한 바퀴 남았다.
정욱 : (기막힌) 하…… 백 바퀴를 채우겠다고?…… (멀어져 가는 초원을 보며) 저거 진짜 로봇이네? 그래, 마저 돌아라. 백 바퀴 꽉꽉 채워.
정욱, 멈춰 서서 팔짱을 끼고 초원을 바라본다.
정욱 : (시계를 보며) 세 시간 반…….
트랙을 돌아 정욱 쪽으로 달려오는 초원.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억지로 뛰는 것 같진 않다. 초원의 얼굴엔 약간의 미소마저 흐르고 이를 바라보는 정욱의 표정이 진지해진다.
드디어 마지막 바퀴를 채우는 초원. 땅바닥에 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는 초원에게 다가가는 정욱.
정욱 : 백 바퀴 다 뛰니까 좋아?
초원 : 네.
정욱 : 뭐가 좋아? 힘 안 들어?
초원, 자기 가슴에 손을 대고 있다.
정욱 : (놀라며) 왜 그래. 가슴 아파?
가쁜 숨을 내쉬며 말없이 정욱을 올려다보는 초원. 돌연 정욱의 손을 잡아 자기 가슴에 대 준다.
쿵쿵쿵쿵 격렬하게 박동하는 초원의 가슴.
전기에 감전된 듯 놀라는 정욱의 얼굴. 한동안 마주 보는 두 사람.
이와 같은 글의 특징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3점)
(가)에 드러난 주된 갈등으로 알맞은 것은? (3점)
㉠~㉤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3점)
(나)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갈등 양상을 바르게 추측한 것은? (3점)
[21-2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S#4 마을 포구 앞(저녁)
배를 타고 나가려고 그물을 손질하는 데 여념이 없는 아버지, 그 앞에서 이야기를 꺼내려고 서 있는 차은, 한 손엔 ‘전학 동의서’가 들려 있다.
아버지 : (차은은 쳐다보지도 않고) 왜?
차 은 : 아버지! 이것 좀 보세요.
아버지 : …….
차 은 : 저희 육상부 해산한대요.
아버지 : 근데?
차 은 : 코치 선생님이 서울로 전학 가재요.
아버지 : 왜?
차 은 : 저 선수로 잘할 거 같다고 같이 가재요. 가도 돼요? 다른 친구들도 다 가요.
대답이 없는 아버지, 작은 기름통을 들고 다가온다.
아버지 : 이거 가지고 집에 가라!
차 은 : 네.
(나)
차 은 : (수저를 내려놓고) 아버지! 저 육상 계속 할래요! 전학 갈 거예요.
아버지 : 안 돼!
차 은 : 다른 애들은 다 갔단 말이에요.
아버지는 대꾸도 없고, 엄마가 걱정스러운 듯 차은을 바라본다.
차 은 : 저, 잘 뛰어요! 전학 갈래요.
여전히 대답하지 않고, 밥을 먹는 아버지.
차 은 : 저, 갈 거예요.
아버지 : (혼내려고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밥 먹어!
차은은 속상한데, 그런 아버지의 행동이 무슨 신호라도 되는 듯, 동민이 쪼르르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더니, 커다란 회초리를 하나 들고 나온다. 회초리를 아버지에게 건네주고, 차은의 옆에서 ‘엎드려 자세’를 보여 주는 동민.
동 민 : (매 맞는 자세를 흉내 내며) 누나 이렇게 엎드려뻗쳐!
차은은 속상한데, 동민은 신이 나서 계속 차은을 부른다. 갑자기 텔레비전 소리, 픽!
집 안의 모든 불이 꺼진다. 정전이다!
동민은 “와, 정전이다!”하며 즐겁게 소리를 지르고, 부스럭거리는 소리 너머 촛불이 켜진다. 초를 들고 있는 엄마와 아버지. 금세 들어온 전등 아래, 차은이 사라졌다!
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3점)
(가)~(나)에 나타난 갈등을 갈등의 종류와 함께 서술하시오. (4점)
차은이 아버지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으로 알맞은 것은? (3점)
[24-2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엄마 : 차은아! 장차은!
따스한 거실 너머 방문을 열고 삼십 대 후반쯤 된 필리핀 출신의 엄마가 한 손에 ㉠ 서류 몇 장을 들고 나온다. 엄마에게 달려가는 동민. 툇마루로 다가온 엄마, 차은에게 서류 하나를 내민다.
엄마 : 차은아, 이게 뭐야? 아무리 봐도 이거 모르겠다.
차은 : 뭐?
엄마 : ㉡ 이거 빨간 글자 말이야. 비가소성…….
차은 : (서류를 본다) 비가소성 폐기물 투기 금지!
엄마 : 그게 뭔데?
차은 : 뭐 막 버리지 말래.
엄마 : 뭐 막 뭘?
차은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엄마가 알지.
짜증이 난 차은, 일어나 제 방으로 향한다. 그런 차은을 졸졸 따라가는 엄마와 동민.
엄마 : 에이, 엄마가 어떻게 알아?
차은 : 엄마는 그것도 몰라? 엄마들은 다 알아! 그리고 엄마, 내 방에 함부로 들어오지 마!
(나)
엄마 : (영찬에게 반가운 얼굴로) 우리 차은이 남자 친구 있었네.
차은 : 남자 친구 아니거든. 그냥 같은 반 애야.
영찬은 필리핀 사람인 차은의 엄마를 보고 당황하는데, 동민이 그런 영찬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장난을 친다.
동민 : (차은의 말을 따라 한다) 그냥 같은 반 애야.
엄마 : 그래? (차은의 말엔 아랑곳하지 않고, 영찬에게) 집에 가서 밥 먹고 가요.
영찬 : ㉢ (그런 친절이 불편한지, 어색하게) 괜찮아요.
(다)
동민 : 형아! 필리핀 말 할 줄 알아?
대답은 하지 않고, 차은을 바라보는 영찬.
영찬 : 너는 할 줄 알아?
차은 : (뿔났다) 친엄마 아니거든!
영찬 : …….
동민 : (차은의 말을 또 따라 한다) 친엄마 아니거든! 엄마!
동민이 통화 중인 엄마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일러바친다.
동민 : 누나가 친엄마 아니래!
놀라서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에 차은은 고개를 돌린다.
(라) S# 15 학교 운동장 (낮)
남자아이들이 운동장 한가득 축구를 하고 있다. 가방을 둘러멘 차은이 혼자 터벅터벅 걸어 나오는데, 차은을 향해 날아오는 축구공.
“아야!” 축구공이 차은의 등을 때리고 떨어진다. 멈춰 선 남자아이들이 차은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남학생 1 : ㉣ 야! 야! 필리핀! 공 좀 줘!
소리치는 남학생 무리 사이에 영찬도 보인다. 차은과 눈이 마주친 영찬, 고개를 돌려 차은을 외면한다. 공을 던지라고 계속 소리치는 남학생들.
차은, 공을 주워 들고 갑자기 달리기 시작한다. 놀라는 남학생들. 운동장을 달리는 차은을 따라 잡으려고 안달이다.
“필리핀! 멈춰 서!”
힘차게 달리던 차은이 갑자기 영찬 앞에 멈춰 선다. 갑작스러운 차은의 정지에 뒤따르던 남학생들도 우르르 멈추는데, 차은, ㉤ 계속 서서 구경만 하던 영찬을 향해 축구공을 던진다.
영찬을 맞히고 떨어지는 축구공.
(마) S# 20 어두운 길 1(밤)
어두운 시골길. 집을 뛰쳐나온 육상복 차림의 차은이 어깨에 가방을 메고 달리고 있다. 걷다가, 뛰다가 홀로 길을 차지하고 있는데, 저만치 영찬이 탄 자전거가 달려온다. 차은을 일부러 지나치는 영찬.
차은 : 야!
영찬, 삐익! 자전거를 멈춰 세운다.
차은 : 너, 왜 나 모르는 척해?
㉠~㉤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3점)
이 글에 드러난 갈등으로 바르게 짝지은 것은?
(3점)
ⓐ 차은과 엄마의 갈등
ⓑ 차은과 영찬의 갈등
ⓒ 영찬과 동민의 갈등
ⓓ 영찬과 남자아이들의 갈등
ⓔ 차은과 남자아이들의 갈등
(나)~(라)를 참고하여 (마)에서 영찬이 차은을 모른 척하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4점)
[27-30]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S# 15 학교 운동장 (낮)
남자아이들이 운동장 한가득 축구를 하고 있다. 가방을 둘러멘 차은이 혼자 터벅터벅 걸어 나오는데, 차은을 향해 날아오는 축구공.
“아야!” 축구공이 차은의 등을 때리고 떨어진다. 멈춰 선 남자아이들이 차은을 향해 소리를 지른다.
남학생 1 : 야! 야! 필리핀! 공 좀 줘!
(나)
엄마 : 짜잔! 차은아! 이거 봐 봐!
차은 : …….
엄마 : 너 달리기 잘한다며? 너 달리기할 때 신으라고.
차은, 읽던 만화책을 챙겨 들고 일어선다.
차은 : 달리기할 때 그런 거 신는 거 아니거든!
엄마 : 왜? 이거 마음에 안 들어?
차은, 엄마가 뽐내는 새 운동화를 쳐다보지도 않고, 제 신발을 챙겨 신는다.
엄마 : 안 예뻐? 되게 비싼 건데. (새 운동화를 차은 앞에 내려놓으며) 그럼 남자 친구 만날 때 신어!
차은 : 걔 남자 친구 아니거든. 내가 남자 친구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해! 내 말 못 알아들어?
엄마 : …….
차은 : …….
엄마 : (속상한 마음에 새 운동화를 차은의 앞에 던지듯 놓으며) 그래! 신지 마! 갖다 버려!
차은 : 그래! 버려!
차은, 새 운동화를 발로 차더니, 대문을 향해 걸어 나간다.
(다) S# 29 경기장 복도 / 운동장 입구(밤)
조명등이 환하게 켜진 운동장 안, 붉은 트랙 안으로 인조 잔디가 듬성듬성하다. 바람이 휙휙 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아무도 없는 운동장 안으로 차은과 엄마가 걸어 들어간다. 환한 조명 때문에 시원하게 보이는 운동장. (중략)
엄마 : 차은아! 차은아!
달리며 차은을 부르는 엄마,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서 있는 차은, 발을 동동 구르며 엄마를 보는데, 차은의 입에서 입김이 쏟아진다. 숨이 찬지 저만치 가서 멈춘 엄마.
엄마 : (멀리서) 장차은!
차은, 엄마가 노는 모습을 귀여운 듯 바라본다.
엄마가 와와와! 즐거운 함성을 지른다.
cut to, 헉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뛰는 차은, 엄마가 와와와! 응원을 하며 차은을 따라온다. 결승선에 서서 허리를 숙이고 서 있는 차은, 어느새 차은의 곁에 서 있는 엄마, 가만히 차은을 본다. “차은아!” 불러도 대답도 없는 차은에게 다가가는 엄마, 차은이 울고 있다.
엄마 : 차은아!
차은 : …….
엄마, 차은을 꼬옥 안아 주려고 한다.
차은 : 답답해! (차은이 운다)
눈물이 글썽한 엄마가 차은을 꼬옥 안아 준다.
(라) S# 30 ㉠ . 공설운동장(낮)
공설 운동장, 출발을 알리는 총성에 힘차게 달려 나가는 단단한 몸의 육상 선수들, 그 안에 운동복 차림의 차은도 힘차게 달려 나간다. 결승점에 들어와 숨을 고르는 차은의 얼굴 가득히 환한 웃음이 번진다.
(나)의 내용을 잘못 이해한 사람은 누구인가? (3점)
(다)를 참고하여 다음 조건에 맞게 서술하시오.
(4점)
<조건>
⑴ 등장인물의 내적 갈등을 알 수 있는 장면을 제시할 것
⑵ 등장인물 간의 외적 갈등이 해소되는 장면을 제시할 것
(라)에 대한 설명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3점)
이 글을 읽은 반응으로 알맞지 않은 것은? (3점)